<마음>, 담담하게 마음을 두드리는 소설, 나쓰메 소세키 저
책 소개
<마음>은 일본의 작가 나쓰메 소세키가 1914년 발표한 소설이며, 현재까지도 사랑받고 있는 문학 작품이다. 러일 전쟁 이후인 1910년대의 일본을 시대적 배경으로 하고 있으며, 실감 나는 장소 묘사와 당대의 문화, 생활양식 등을 소설 속에서 담아내고 있어, 시대상을 엿볼 수 있는 작품이다.
줄거리 요약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 나의 이야기
소설 <마음>은 주인공 '나'가 한 사내를 만나며 시작되는 이야기이다. 가마쿠라라는 휴양지에서 사내를 처음 만난 나는 그에게 호기심을 느끼게 되고, 그에게 다가가 이야기를 나눈 이후 친분을 쌓고자 한다. 그는 자신을 눈에 띄게 거부하지 않지만, 한편으로는 내가 다가가는 것을 거북해하는 것 같은 태도를 보인다. 그럼에도 나는 그 사내를 선생님이라고 부르며, 다가가려는 노력을 하고, 결국에는 도쿄에서도 왕래를 하는 사이까지 발전하게 된다.
선생님은 알면 알수록 이상한 구석이 있었다. 대학(도쿄대)를 졸업하고, 학문적 지식이 충분한 것처럼 보임에도 아무런 일도 하지를 않았다. 또, 그가 사람과 세상에 보이는 태도 또한 굉장히 염세적이었다. 나는 필시 선생님의 과거에 이러한 원인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 선생님뿐만 아니라, 선생님의 아내에게도 과거를 물으며 그 연유를 알고자 하나, 두 사람 모두 세세한 내용은 알려주지 않는다.
시간이 지나 나는 대학을 졸업하고, 아버지의 병환이 더욱 위독해졌다는 소식을 듣고, 고향에 내려가게 된다. 아버지의 임종을 앞두고 선생님으로부터 편지를 받게 되었으나, 양이 방대해 집중해 읽을 수 없을 것 같아, 이를 미루게 된다. 잠시 틈이 나서 편지를 펼쳐보았을 때는, 선생님이 미루던 자신의 과거를 이 편지에 담는다고 썼으나, 이 편지를 읽을 때쯤이면 자신은 자살을 했을 것이라고 한다.
- 선생님의 과거 이야기
선생님은 학생 시절 부모님을 모두 병으로 떠나보냈다. 아직 학생이었던 선생님은 평소 아버지가 믿고 신뢰하던 숙부의 보살핌을 받게 된다. 선생님이 대학생이 되었을 즈음, 숙부는 선생님에게 혼인을 권유하는데, 혼인의 대상이 숙부의 딸, 즉 사촌누이였다. 선생님은 사촌누이에게 사랑이라는 감정을 느끼지 않아, 이를 거부했고, 그 이후로 숙부와 그 가족들이 선생님을 대하는 태도는 냉담하기만 하다. 이를 이상하게 여긴 선생님은 숙부에 대해 좀 더 알아보기 시작하고, 숙부가 자신 몰래 부모님의 유산을 빼돌리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믿었던 숙부에 대한 배신감으로 선생님은 남은 재산들을 헐값에 처분하고, 고향과 인연을 끊을 것을 다짐하고는 도쿄로 올라온다.
선생님은 도쿄에서 하숙을 구하게 된다. 그 집에는 과부인 하숙집 주인과 그녀의 딸이 살고 있었다. 그들과 친분을 가질 때 즈음, 선생님은 친구 K의 사정을 듣고는, 함께 하숙을 할 것을 권하게 된다. K는 본래는 스님의 아들이었는데, 사정으로 인해 어느 세가의 양아들로 들어가게 되고, 도쿄에서 의사 공부를 할 것을 약속을 했다고 한다. 그러나, K는 의사가 될 마음이 없었고, 이를 어긴 채 다른 공부를 하다가 그 사실을 발각당한다. 그 사건으로 파양을 당하고, 본가의 명예도 실추를 시키게 되어, 두 집 모두로부터 눈엣가시가 되었다.
선생님은 하숙집 아가씨를 마음에 두고 있었는데, K가 들어온 이후, 두 사람이 친하게 지내는 모습을 볼 때마다 끊없는 질투심을 느끼게 된다. K 또한 하숙집 아가씨에게 마음을 두고 있었고, 이를 선생님에게 고백한다. 그 고백을 듣고 선생님은 초조해져 하숙집 주인에게 그녀의 딸과 결혼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힌다. 하숙집 주인은 이를 허락하고, 시간이 지나 K에게도 이 사실을 알린다. 그 소식을 들은 K는 상실에 빠져 결국 자살을 하게 되고, 선생님은 그로 인해 끝없는 죄책감을 느끼게 된다. 선생님은 그 후, 하숙집 아가씨와 결혼을 하고, 그녀가 주인공 '나'가 만난 선생님의 아내이다. 선생님은 자신에 대한 신념이 무너져 그 이후, 사람과 세상을 피하고, 일도 하지 않으며 지내게 된다.
책 속의 한줄
"나는 나 자신조차 믿지 못하네. 스스로를 믿지 못하니까 남도 믿지 못하게 되어버린 거지."
나는 외로웠다. 그래서 편지를 쓴 것이다. 답장이 오면 좋겠다고 생각한 것도 그 때문이었다.
사람들은 자신의 과거를 남에게 전하지 않고 죽는 것을 아깝다고 생각하지. 내게도 그런 감정이 다소 남아 있네.
나는 아름다운 동정심을 가지고 태어난 인간이라고 자신을 믿고 있었으니까. 그러나 그때의 나는 달랐다네.